문화·문학

2010

《미국의 자연관 변천과 생태의식》

연도 2010
기간 2010. 9. 10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5-02-19
조회
3574

참석자: 강규한, 고형진, 김영미, 김원중, 김정희, 민홍석, 박찬구, 서화숙, 손승현, 신두호, 신문수, 이도원, 이선주, 이종찬, 정은귀, 한미야, 황영심

장소: 미국학연구소 세미나실

  이번 독회에서는 신문수 선생님의 안내로 『미국의 자연관 변천과 생태의식』의 전체적 내용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17세기 근대 문명 이래로 인간은 주로 물리적 환경과 동떨어진 내면적, 정신적 존재로 여겨졌지만, 기실 인간이란 자신이 살아가는 ‘터’과 긴밀히 관련되어 있는 ‘장소적 존재'이다. 인간의 인식(perception)도 결국 물리적 환경에 대한 반응이다. 따라서 인간에게 있어서 장소는 단순한 삶의 배경이 아니라 자아 개념을 형성하는 주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의미에서 구세계 유럽과 전혀 다른 미국의 광활한 자연은 미국의 국가적 정체성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토크빌, 밀러, 터너와 같은 사상가들의 글을 통해 미국의 안팎을 조형해 온 요인이 바로 특수한 자연환경 때문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으며, 1950년경 미국 문학의 정전을 수립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역시 자연은 미국적 문화와 전통을 이해하는 주요한 변수로 떠오른다. 이미 미국 문학의 고유한 장르로서 확립된 자연기 또한 자연이 미국인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문헌을 통해 검토된 미국의 자연은 그 역사와 맞물려 비교적 선명한 인식의 변화를 겪는다. 신대륙으로 이주했던 초기에는 약속의 땅, 혹은 낙원(아카디아)으로서의 자연관과 퓨리턴적 색채가 짙은 무시무시하고 음울한 황야(윌더니스)로서의 자연관이 혼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독립 이후 미국의 자연은 독립국가로서의 진보와 자부심을 상징하는 밝고 아름다운 신성이 깃든 공간으로 변화한다. 이후 산업화가 가속되면서 사람들은 자연을 개간과 경작의 경제적 대상으로 여기게 되고, 이에 따른 심각한 환경파괴는 오히려 생태의식을 더욱 자극하여 마침내 국립공원 지정 등 자연 보호가 주요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다. 이와 같이 미국 역사에 따른 자연관의 변천을 통해 생태의식이 어떻게 태동되어 형성, 발전하여 나가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다만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고찰함에 있어 백인 남성 중심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어, 당시 변방 여성들의 고단한 삶이나 계급 문제, 그리고 크게 유행하던 가정 소설에 대해서는 별다른 고려가 없었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로 남는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는 문학과 미술을 연계하여 이야기할 때 전체적인 컨텍스트의 복합성을 충분히 고려해야한다는 점, 그리고 뷰얼이 말했던 미국의 자연관 변천의 정확한 시기적 구분의 여부, 그리고 신비평과 생태주의와의 연관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