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문학
충남 아산 외암마을 답사
참가자: 김영미, 김원중(따님과 함께), 김춘희, 김해정, 민홍석, 박찬구(사모님과 함께), 박찬열, 박한제, 서화숙, 손승현, 신문수, 이규인, 이도원, 이보미, 이영현, 황영심, 홍휘숙
장소: 충남 아산시 외암마을
본격적인 답사를 시작하기 전 이규인 선생님께서는 (1) 마을 공동체의 발달 (2) 생태적 공간 조성 (3) 경제적 자립 이 세 가지를 외암마을의 특징으로 들어 주셨다. 우선 마을 살림집들은 소작농이 거주하였던 초가집들이 양반집을 둘러싸는 형태로 앉아 있다. 이런 형태는 옛날부터 마을의 공동체 조직이 활성화되어 농번기나 보릿고개, 혹은 마을에 긴급한 일이 있을 때 두 계급간의 사회적 협업이 원활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도 여전히 이 마을에서는 마을 전체와 관련된 일(초가지붕 얹기 등)에 공동체의 협력이 활발하다고 한다. 두 번째, 이 마을의 생태적 공간조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는 길과 돌담이다. 안길과 샛길로 구성된 마을길은 한옆으로 실개천이 흐르도록 하여 화재예방의 효과를 거두면서 동시에 주변 자연환경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어 "사람 중심"의 공간 배치를 보인다. 그리고 집집 둘러져 있는 낮은 돌담은 주변 땅을 파면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연재료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동물들의 이동 통로가 되는 등 생태적 가치가 높다. 또한 이 마을은 예로부터 마을 앞으로 넓게 펼쳐진 농경지와 살림집들 사이사이의 텃밭을 통하여 경제적인 자립을 이루어 왔으며 최근 외암마을이 외부로 알려지면서부터 민박이나 식당과 같은 새로운 관광 시설을 개발하여 부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요컨대 마을의 활성화 된 공동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마을 환경, 그리고 경제적 자립의 요소들 덕분에 외암 마을은 꾸준히 전통을 지켜올 수 있는 것이다.
마을 입구의 개천 다리를 건너기 전 먼저 이간의 신도비와 안동권씨 정려(열녀문)를 만날 수 있다. 당시 남녀의 모범으로 일컬어지는 사례를 하나씩 뽑아 마을 입구에 마주보도록 둔 것은 마을사람들에게 마을의 정신적 유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육적 의미를 지녔을 것으로 생각된다. 수량이 풍부한 개천은 마을의 안과 밖을 구분해 준다. 다리 아래로 양반들이 모여앉아 시조대회를 열었다는 넓은 반석이 펼쳐져 있고 ‘외암동천‘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살림집과 실개천, 마늘을 심어놓은 텃밧 가운데로 나있는 마을길은 원래 황토 길이었는데 지금은 시멘트 길로 변하였다. 샛길을 따라 올라가면 민속촌에서만 보아왔던 초가집을 만날 수 있다. 제주도에서 옮겨놓은 듯한 돌담들은 대부분 안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나지막하지만 관광객들이 하도 집안을 들여다보는 바람에 훌쩍 담을 높여버린 집도 있었다.
외암 마을은 어느 집이나 모두 정원이 특색있게 잘 꾸며져 있었다. 송화댁에서는 집을 지키시던 아저씨 아주머니를 운좋게 만나 그 집과 외암 마을을 둘러싼 갖가지 재미있는 이야기와 전설도 들을 수 있었다. 송화댁 뿐만 아니라 건재고택이라 불리는 영암댁도 정원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집이다. 고택 안에는 추사의 글씨가 새겨진 현판과 주련이 줄줄이 늘어져 있는 고풍스러운 건물이 있고 일본식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정원에는 돌다리가 놓인 연못과 고려시대 석탑이 들어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