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문학

2013

한말 황해도 南大池 분쟁과 수리 시설의 이용 문제 / 미국서부사막지대 인식의 변화와 문학의 역할

연도 2013
기간 2013. 11. 15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5-02-19
조회
3634

참석자: 강서정, 권희정, 김이은, 김태웅, 박찬구, 박한제, 신문수, 신두호, 이규인, 이덕화, 이종찬, 한미야, 황영심

장소: 미국학연구소 세미나실

  첫 번째 발표는 김태웅 선생님의 “한말 황해도 南大池 분쟁과 수리 시설의 이용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山林川澤 與民共之’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통적으로 우리의 저수지는 마을 사람 모두의 이익과 관계된 것이고 그 관리가 마을 공동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공공의 성격이 강한 것이었지만 지주제의 확대와 교환 경제의 발달, 그리고 사적 소유권의 성장으로 지주와 농민사이의 분쟁의 장이 되었다. 1909년 5월에 있었던 황해도 연안군의 남대지 사건은 지주와 농민간의 갈등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1908년 경 중앙정부의 힘이 약해지면서 남대지를 개건하려는 지주와 일진회 그리고 이를 막으려는 연안군 주민간의 갈등이 격화되어 이 와중에 일본의 순사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간척지를 만들어 농토를 늘리는 것은 땅의 소출을 늘린다는 점에서 유익한 듯하지만, 그 개발에 드는 비용을 농민이 떠맡아야 하였기 때문에 간척지 개간은 농민들을 오히려 어렵게 하는 것이었다. 이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식민지 시대 농지 면적이 커져서 전체적으로 소출은 늘지만 소출이 가져다주는 이익은 지주와 일본이 취하고 그에 드는 부담은 농민이 떠맡아 전체적인 생산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을 더욱 가난해진다는 것이 문제였다. 식민지 지배를 강화하면서 일본은 평야의 수리시설(제언)을 국유로 하고자 하였는데 식민지 시대 이전에 공공의 재산이었던 수리시설이 일제의 수리조합으로 편성되면서 그간의 공공성은 깨어지고 심지어 백성의 식수부족현상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평야의 수리시설은 마을 공동체의 이익이 첨예하게 관여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갈등의 장이 되었지만 식민지 이전시대에는 공공의 이익의 관점에서 마을의 덕망 있는 어른의 조정에 따라 제언의 운영이 결정되어 그 공공성이 비교적 잘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식민지배와 함께 수리시설의 호혜적 이용 전통이 깨짐으로써 농민의 삶은 더욱 척박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두 번째 발표는 신두호 선생님의 “‘Getting over the Color Green’ - 미국서부사막지대 인식의 변화와 문학의 역할”에 관한 발표가 있었다. 신두호 선생님은 녹색이 우리에게 불러일으키는 ‘서늘함 깨끗함 고요함’과 같은 긍정적 이미지와 함께 언제부터인가 자연은 ‘녹색’으로 우리에게 인식되고 있지만, 서부의 자연에는 이와 같은 생각이 맞지 않음을 지적하셨다. Wallace Stegner는 “You have to get over the color green”이라는 말로 서부의 자연은 녹색과는 거리가 먼 것임을 일깨웠다. Clarence Dutton은 “Great innovations must be cultivated before they can be understood”라며 자연에 관한 우리의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막에서 녹색은 생태적 색깔이 아니다. 선생님께서는 미국에 체류하면서 찍은 Arches National Park과 Canyon Valley의 아름다운 사진들, 사막의 쑥풀(sage brush)들을 통해 서부의 색깔은 황토색에 가까운 것임을 보여주셨다. 미국의 작가들은 녹색만이 자연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녹색이 아닌 사막의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주목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Michael Pollan은 서부의 잔디밭(lawn)은 사막의 환경에 맞지 않기 때문에 지나치게 비용이 많이 들어 오히려 반생태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오히려 서부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정원가꾸기(gardening)가 필요함을 주장한다. Mary Austin 역시 Death Valley의 색깔은 녹색이 아닌 흰색이라고 노래한다. 선생님은 실제로 Reno 시의 많은 주택에서 이제 녹색의 잔디가 아닌 사막의 땅 그대로를 마당으로 사용하는 예가 늘어가고 있는데, 잔디밭 가꾸기에 드는 고비용이 사람들로 하여금 마당을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가꾸도록 하고 있다고 하셨다. 자연과 녹색을 연결시키는 생각 역시 역사적 산물이며 이를 비판적으로 제고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환기시키는 발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