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문학

2016

"우주에서도 살아남은 지의류의 세계" / "웬델 베리의 생태학적 공동체와 "농업살림": <네이슨 쿨터>를 중심으로"

연도 2016
기간 2016. 11. 11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6-11-15
조회
3838

참석자: 권영자김영미김요섭김유중김원중박지향박찬구신문수안보라이규인이영현이유경홍선희황영심

장소: 서울대학교 미국학연구소 세미나실 (5 - 436)





이영현 선생님께서는 <웬델베리의 생태공동체와 동물살림”: 네이스 쿨터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해 주셨습니다선생님의 발표는 오늘날 산업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적 상황을 직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인간종이 생태계에 의존함과 동시에 그것을 청산하고 있는 상황이 그것입니다생물종 보존과 관련하여 국제자연보존연맹에서는 취약종으로 지정되어 있는 고라니가 우리나라에서는 농작물 피해로 인해 포획이 장려되고 있는 예나 동물해방주의와 생명중심적 환경윤리간의 대립나아가 동물해방주의 내의 의견 대립은 오늘날 생태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복잡다단함을 보여주고 또한 그렇기 때문에 더욱 구체적 관계망 속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선생님께서 논의 초점으로 가져오신 텍스트는 웬델베리의 네이슨 쿨터입니다이 작품에서 생태문해력이 가장 뛰어난 인물은 주인공 네이슨으로 제시됩니다작품에 나타난 대표적인 예는 늙어서 더 이상 승용마의 기능이 없어진 오스카를 기억하는 그의 서술입니다.

 

[오스카]는 눈 사이에 좁다란 흰 점이 있고 털 빛깔이 진한 밤색인 말이었다그는 어리고 혈기왕성할 때에는 아름다웠다그들이 오스카를 길들일 때그는 할아버지의 얼굴을 걷어차서그의 뺨을 가로지르는 들쭉날쭉하게 찢긴 듯한 긴 상처를 남겼다하지만 이제 오스카는 온순해졌다그는 스물다섯 살인데이가 부실한 탓에 늘 훌쭉하다벌리 삼촌은 오스카가 식사를 할 수 있을 만큼 이가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굶어 죽을 거라고 말했다오스카는 눈까지 멀었는데그의 눈은 우윳빛처럼 하얬다오스카는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든 그것을 보기 위해서 마치 눈을 자기 머릿속으로 도로 넣는 것 같았다. (네이슨 쿨터』 9)

 

이영현 선생님께서는 기억의 중요성에 대해 “[베리는자기 작품의 등장인물들이 자신을 산 사람과 죽은 사람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사람들이 이루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이해하는 것을 중시한다그러한 이해는 기억을 필요로 한다”(Burleigh 16)는 말로 정리하셨습니다네이슨 이외에 벌리 삼촌도 생태적 인물로 제시가 되었습니다.

  반면에 마을의 카니발에서 사람들의 행태는 탐욕적인 금전만능주의를 잘 보여줍니다이날 이곳에서는 네이슨에게 생태적 감수성을 일깨워준 벌리 삼촌도 오리들을 이용해 수틀을 던지는 게임판을 벌여 돈을 벌고 지친 오리가 쓸모없어지자 오리들을 죽입니다네이슨 또한 탐이 애완 까마귀의 항문에 다이너마이트 뇌관을 집어넣고 불을 붙이는 장난의 현장에 함께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비록 그가 나중에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기는 하지만이러한 장면들은 우리에게 생태적 인간이 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해 다시 고찰해보게 한다고 생각됩니다나아가 오늘날 기술문명의 발달로 사냥과 낚시가 대량 살상으로 이어지는 장면도 작품에 나타납니다마을의 이방인인 윌리엄이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해서 하는 낚시입니다이영현 선생님께서는리어폴드가 야생 세계와의 접촉을 부활시키는 스포츠관습그리고 경험이 갖는 문화적 가치의 중요성에 대하여 말한 것과 또한 그가 생명 공동체의 온전성과 안정성 그리고 아름다움의 보전에 기여한다면그것은 옳다그렇지 않다면 그르다라고 한 데에서 잘 드러나는 생명중심의 기본 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낚시나 사냥 행위에서 절제의 미덕을 찾아볼 수 있는 지에 초점을 맞추어 그 행위의 정당성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리하셨습니다.

  지오북의 황영심 선생님께서는 <무모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지의류 관련 책과 지의류와 관련된 상식을 알려주셨습니다국내에 지의류를 주제로 출판된 책은 세권으로 지오북에서 모두 출판되었다고 합니다가시와다니 히로유키의 지의류는 무엇일까국립수목원의 지의류 생태도감윌리엄 퍼비스의 지의류의 자연사입니다.

  지의류는 아직까지 그 정체가 불분명합니다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균류와 광합성을 하는 조류의 공생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한편영국의 제임스 크롬비의 경우 균류가 일방적으로 조류의 광합성 생산물을 이용하는 관계로 주장하기도 하였고 퍼버스의 경우에는 서로 이익을 공유하며 공존하는 관계로 주장하기도 하는 등 지의류의 실체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지의류는 영국 스코트랜드에서 4억년 전의 화석으로 발견된 바 있습니다이에 따라 지의류의 기원을 추정하는 바입니다지의류는 세계적으로는 약 3만종이 서식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약 8백에서 천 종 가량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지의류는 대략적으로 가지가 발달해 있는 수지상 지의류나뭇잎 모양을 한 엽상체 지의류층 구조를 가지지 않는 지의류로 분류됩니다특정 지의류의 정확한 종을 밝히는 일은 화학물질을 최종 검증하여 내부 균류를 알아냄으로써 가능하다고 합니다지의류의 분포는 광범위합니다남위 84도에서 바위 밑에서 서식하기도 하고 북극 알래스카 지역에서는 땅에서 약 10cm까지 자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열대 사막 지역에서는 선인장에 붙어서 생존하는데선인장은 지의류로 인하여 표피면적이 증가하여 공기 중의 수분을 더욱 잘 포착할 수 있습니다열대 우림 지역에서는 송나 지의류가 나무에 수염과 같이 자라는 것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지의류는 방사선 오염원을 흡수하기도 하고 천연 자외선 차단제로 사용되기도 합니다또한 우리에게는 순록이끼라고 알려진 지의류는 겨울에 순록의 먹이가 됩니다또한 지의류는 이산화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데지의류 다양성이 높은 지역에서는 폐암 사망률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네이처지에 발표되기도 하였습니다또한 지의류는 그 색깔이 다양하여 천연염색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하고 우리에게 미적 감수성을 일깨우기도 합니다황영심 선생님께서는 본인이 직접 세계 각지에서 촬영한 지의류의 사진을 보여주시고 그 때의 감흥을 공유하며 발표를 마무리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