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문학
생태문화연구회: "하쿠나마타타 아프리카: 아프리카의 지속가능한 건축과 문화" / "지나간 공부와 사제 관계: 성공과 반성"
* 참석자: 강혜순, 김길중, 김영미, 김요섭, 김원중, 박찬구, 신문수, 신준환, 오충현, 이규인, 이덕화, 이도원,
이영현, 최우혁, 정연정, 한미야, 황영심, 이선주
* 일시: 2017년 5월 19일
* 장소: 서울대학교 미국학연구소 소회의실
먼저 아프리카 오지를 누비며 그곳의 전통 건축문화를 살펴 오신 이규인 선생님을 통해 저서 <하쿠나마타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많은 사실들을 새로이 알 수 있었습니다.
차가 없는 지상최대의 미로도시인 모로코 페즈의 놀라운 공동체 의식,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생태주택(타키엔타 혹은 타타하우스)을 짓고 살아온 코탐마코우 지역의 매력, 서아프리카의 감성건축을 보여준 티에벨레의 부족장 주거지, 온몸에 전율을 선사하는 세계최대의 흙 건축물인 젠네의 그랜드 모스크, 철저한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도곤족의 멋진 건축 철학(예: 마을 회의 시 화를 내며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건물의 높이를 낮춤), 에티오피아 라리벨라의 인상적인 암굴교회,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생태공동체 콘소마을, 입술에 접시를 낀 무르시족의 여인들, 미래를 위해 아이들을 보딩스쿨에 보내고 있는 응고롱고로 마사이 부족의 지혜 등을 전해 들으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행복한 추억을 공유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가공되지 않은 ‘자연’과 따뜻한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아프리카인들의 ‘느린’ 삶 속에서 접하게 된 작은 인연들에도 고마움을 표하는 선생님의 가슴 뛰는 진심이 전해지면서 현재 우리의 바쁜 삶이 혹여 공허함을 담보로 하는 것은 아닌지 새삼 뒤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어 금년 8월말에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퇴직하시는 이도원 선생님께서 정년 기념 강연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생태환경과 경관 문제를 일생에 걸쳐 탐구해 오신 선생님께서 이제까지의 학문과 교육 활동을 되돌아보는 소회를 전해주시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먼저 ‘산’과 끊을 수 없는 인연을 맺게 된 계기와 노곡천에 관심을 갖게 된 환경대학원 석사과정, 식생완충대를 알아 간 파란만장한(^^) 버지니아텍 박사과정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주로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재직하시면서 수행하신 탁월한 연구의 성과들(숲과 탄소 순환, 기후변화에 대한 점봉산 연구, 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한 경관생태학 출판, ‘전통생태’에 관한 연구, 출근길과 도시에 관한 연구, 비단길과 건조지 답사 등)을 간략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특히 청출어람 할 수 있도록 제자들의 크고 작은 고민들까지 전심으로 함께 해주신 오랜 시간의 노고와 사람들과의 인연을 가장 소중히 여기시는 선생님의 소탈한 성품이 전해지는 따스한 시간이었다고 여겨집니다. 인간의 약한 신체를 이겨내고 긴 시간 동안 연구에 전념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다독이는 것이 결코 수월한 일이 아니라고 이도원 선생님께 덕담을 전하신 신문수 선생님의 말씀도 또한 인상 깊었습니다.
금년 회기년도 마지막이 된 이번 모임은 긴 시간 우리 모임을 지켜주신 여러 선생님들의 의기투합이 더욱 돋보인 따뜻하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