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문학

2018

생태문화연구회: "아나톨리아 고대 문명" / "극지의 동물을 찾아서"

연도 2018
기간 2018. 10. 5
작성자
amstin
작성일
2019-02-18
조회
4403
  1. 어느새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한 기운에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지난 10월 5일 금요일에 있었던 생태문화연구회 모임의 후기를 올립니다. 강혜순, 권영자, 김길중, 김여진, 김영미, 박한제 , 박지향, 박찬구, 서의식, 신문수, 신준환, 안보라, 안현기, 이덕화, 이영현, 이원영, 최영기, 황영심(이상 존칭 생략, 가나다 순) 회원 열여덟 분이 모임에 참석하셨고, 이원영선생님 (극지연구소)이 <극지의 동물을 찾아서>,  서의식 선생님 (서울대)이 <아나톨리아 고대 문명>을 주제로 발제를  맡아주셨습니다. 
  2. <극지의 동물을 찾아서>

서울대학교 행동생태 및 진화 연구실에서 까치의 양육 행동을 주제로 박사과정을 마친 후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는 이원영 선생님이 남극과 북극을 오가며 연구한 극지방 야생동물의 생태가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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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연구 목적지인 남극까지는 장거리 여정이다. 프랑스 파리, 칠레 산티아고를 거쳐 남아메리카 대륙 최남단인 푼타 아레나스까지 25시간을 날아간 후, 대여한 전세기로 세종기지 인근 비행장까지 세 시간을 더 날아간다. 그리고도 고무 보트를 타고 30분은 더 가야 세종 기지에 이른다. 총 4박5일이 걸려 도착했다.  남극은 11월부터 이듬해 2월이 여름이다. 이 시기는 펭귄이 번식을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세종 기지 인근에는 ‘펭귄마을’이라 불리는 펭귄 번식지(공식명칭은 나레브스키 포인트)가 있다. 5,000쌍이 넘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이 떼를 지어 둥지를 꾸리고 새끼를 키우는 곳이다. 2009년에는 생태학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남극 특별 보호 구역(Antarctic Specially Protected Area, ASPA) 171호에 지정되어 사람의 출입을 제한하고 펭귄을 보호하고 있다. 이곳이 발제자가 야생동물의 먹이나, 번식 시기 등 그들의 행동양식을 관찰한 곳이다. 언뜻 보기에는 펭귄의 암수 구별하기가 쉽지 않지만 부리 길이와 부리 두께를 측정하는 방법을 썼다. 부리의 길이가 길고 두께가 두꺼우면 수컷이고, 작으면 암컷인 경우가 많다. 지역별 개체군마다 측정치가 다르기 때문에 판별식이 서로 다르긴 하지만, 이 측정법으로 90% 이상은 암수 구별이 가능하다. 펭귄의 다이빙 행동양식이 식물 플랑크톤의 위치의 영향을 받음도 알아냈다. 펭귄 몸에 부착한 비디오 녹화 장비를 이용하여, 혼자 먹이를 잡아먹기 위해 바다에 나간 펭귄이 소리를 낼 때마다 1분도 안 되어 동료 펭귄들이 나타나면서, 그 소리가 서로의 의사소통 수단임을 알게 되었다. 한 번 바다에 나갈 때마다 크릴을 300마리 이상 잡는 펭귄은 제 몸무게(평균 4kg)의 반에 해당하는 2kg정도의 먹이를 먹곤 한다. 다시 돌아와서는 먹이를 토해내어 제 새끼에게 먹인다. 여기까지가 남극의 여름에 연구한 내용이며, 다음은 북극에서 연구한 내용이다. 발제자가 연구하며 머문 곳은 그린란드 북쪽, 북극해와 닿아 있는 북위 82도 난센란이다. 스발바르제도 롱이어비엔을 통과해 들어가서 주로 6,7월에 캠프를 차리고 북극 동식물을 관찰했다. 일 년중 두 달을 빼고는 늘 빙하로 덮힌 곳이다. 이곳 캄브리아기지층에서는 절지 동물 등 고생대화석이 많이 나온다. 우선 사향소(Muskox)는 빙하기에 베링해협을 건너 북극에 적응한 대형 초식동물로써, 머리에 달린 뿔과 온몸을 뒤덮은 두터운 털, 그리고 600kg에 이르는 몸무게가 특징적이다. 알래스카에서는 멸종되었지만 그린란드에서는 아직 야생 사향소가 산다. 원주민 신화에 많이 등장하는 북극곰의 커다란 발자국이 북극 공군기지에서 발견된다. 북극곰(평균 시속 60km)은 빠른 경주마에 맞먹는 속도로 달리는 위험한 존재다. 이들은 바다 한가운데 얼음 위에서 먹이인 물범이 숨쉬러 나오기를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Sit and Wait” 전략을 쓰는데, 지구온난화 탓에 바다 얼음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이들의 생존을 위협한다. 요즘은 그냥 바다에서 사냥을 해야하는데, 어디서 물범이 나올지 알 수 없으니, 계속 걷거나 수영을 해야 한다. 굶주리고 더 말라가는 북극곰이 30년 후엔 사라질 수도 있다. 숙소로 쓴 텐트 주변에서는 빙하가 떠내려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얼음 사이에서 분홍발 기러기(Pink-footed goose)도 관찰된다. 1년에 한 번 새 깃털을 만드는 분홍발 기러기는 서유럽에서 멀리 북극까지 와서 털갈이를 한다. 안전한 장소에서 털갈이를 해야하지만, 북극 얼음 위에서 할 수밖에 없어 포식자에게 노출되는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이렇게 춥고 위도가 높은 곳에서도 식물이 산다. 1년에 짧은 여름 동안, 겨우 2~3개월간 조금씩 느리게 자라는 북극버들 식물이 그 중 하나다. 다른 동물로는 레밍,  토끼(rabbit)보다 크고 긴 북극토끼(Arctic hare) 등이 있다 북극토끼는 그린란드 북극이나 산악지대에 무리 지어 살면서 씨눈바위취와 다발범의귀 같은 식물을 주로 먹는다. 이런 동물의 번식 여부를 이번에 밝힘으로써, 고위도 북극도 생태적으로 풍부한 지역임을 확인했다. 이곳은 그린란드의 오아시스 같은 곳으로 식생이 풍부하여 곤충이 많고, 이를 먹이로 삼는 새가 몰려든다. 북극여우(Arctic fox)는 레밍을 잡아먹거나 해안가 조류 번식지에서 다른 동물의 알과 새끼를 노리는데, 여름엔 갈색, 겨울엔 흰색으로 털색을 바꾼다. 북극여우는20~30마리 떼로 달려들어 사향소를 사냥하기도 한다. 털이 하얀 회색늑대(Grey wolf)는 북극토끼를 주로 먹고 산다. 현재 55마리 정도 남았다. 이누이트족들의 아마록(Amarok)신화에 등장하는 거대한 늑대는 몸집이 왜소한 원주민 아이에게 힘을 주어 아이는 이누이트족 전사로 성장한다. 해마다 빙하가 녹는 속도가 빨라진다. 2022년까지 더 더워질 전망이다. 북극은 온난화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지역이라 12년 후에는 북극의 빙하가 모두 사라질 수도 있다. 3년째 북극을 방문했는데, 지난 두 해와 달리 금년엔 모기가 너무 많아 활동에 지장을 줄 정도였다. 온난화의 영향이다.


 


  1. <아나톨리아 고대 문명>

터키 카이세리에 있는 에르지예스 대학 한국어과 초청으로 2015년 8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머무르며 아나톨리아의 고대 문화 유적지를 탐방하신 서의식 교수님이 발제를 맡아주셨습니다.


간략하게 터키의 역사를 시작으로 하여, 아나톨리아고원의 중심지인 카이세리, 이오니아 12 도시국가 중 하나인 스미르나(이즈미르), 동서양이 만나는 이스탄불(비잔티움, 콘스탄티노플),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토스의 고향이자 에게해 무역의 중심지 보드룸(할리카르나소스), 휴양지로 유명한 안탈리아(리키아)를 중심으로 역사지리적, 종교적, 정치사회문화적 특징을 재미있는 경험담과 슬라이드를 곁들여 들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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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제에서는 역사적 시대 구분을 크게 아나톨리아의 원시시대와 아타톨리아의 고대로 나누어 유적지를 설명한다. 아나톨리아의 원시시대는 다시 차탈회윅(Çatalhöyük)과 퀼테페(Kültepe)로 나뉜다. 우선 차탈회윅은 중앙아나톨리아 코냐(Konya) 인근의 신석기시대 초기 도시 유적지로서 기원전 7500년에서 기원전 5700년, 특히 기원전 7000년에 번성하였다. 차탈회위크이라는 지명은 차탈(çatal →포크)과 회위크(höyük →언덕)에서 왔다. 여기에는 약 7,000명에서 10,000명이 거주했는데, 이는 기원전 9,000 년경 요르단강 유역에 등장한 예리코Jericho에 1천명이 거주한 것과 비교하면 차탈회윅의 규모와 번성한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이 도시에서 수십 개의 집단이 서로 경쟁했다는 사실은 사회질서로서의 위계체계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고대에는 카네슈(Kaneş)라 불린 퀼테페(Kültepe)는 카이세리 북동 20km에 있는 청동기시대 유적지이다. 아시리아 식민시대 및 히타이트 고왕국시대 (B.C.1740경~B.C.1460경)에 가장 번창했다. B.C.19세기경, 아시리아 식민시로 건설되기 시작된 퀼테페는 카룸(Karum)이라 불린 商館을 중심으로 2층 건축이 늘어서서 집단부락을 형성한다. 히타이트 고왕국 시대에는 궁전과 신전이 세워졌다. 카파도키아식 토기나 적색 磨硏토기, 짐승 모양의 토기, 인물, 토우 및 다수의 점토판 문서가 출토되었으며, 출토품의 대부분은 수도 앙카라의 아나톨리아문명박물관에 소장되어있다. 특히 여기서 수집된 약 23,500점의 설형문자 점토판은 ‘고대 아시리아 상인 기록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있다. 교역 내용과 거래 상대 등이 매우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이런 유물을 통해, 재산의 형성과 유지, 상속 등에 관한 다수의 정보를 알 수 있다. 아타톨리아의 고대는 크게 히타이트문명기와 그리스 문명기로 나뉜다. 히타이트문명의 유적은 현재의 보아즈칼레Boğazkale 근처에 위치한 수도 하투샤 Hattuša에서 발견되었다. 이는 인류 최초의 철기문명이다. 히타이트는 기원전 1600년경부터 기원전 1178년까지 존속했는데, 하티Hatti족의 역사는 기원전 23세기까지 소급한다고 한다. 갑자기 망하여 남겨진 기록이 없었기 때문에 200년 전까지 이들의 문명은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무서운 ‘해양민족’에게 일시에 멸망했다고들 하나, 그 실체가 무엇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당시 대부분의 문명이 ‘해양민족’에 의해 사라졌고 이집트문명만이 유일하게 존속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히타이트 이외의 오리엔트 사회에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탈리오 원칙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대로 복수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수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즉 눈에는 눈 하나만을 받아낼 수 있을 뿐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할 수 없으며 재보복도 금지하는, 당시로서는 상당한 진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히타이트의 법률은 이보다 훨씬 진보적이었다. 우선 법률조항 자체도 이전이나 동시대에 존재했던 다른 문명과 달리 매우 너그러운 편이었으며, 민법적인 문제를 형법적인 문제와 구별하여 민법적인 문제에는 체벌보다 배상을 규정하고, 형법적인 문제에서 고의와 과실을 구별하는 등 고대와 중세는 물론 근대 초기까지도 달성하지 못한 개념에 도달했다. 단, 로마는 제외하고.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는 8가지로 한정하고 아시리아 문명권의 법률에서 흔히 보이는 가죽 벗기기, 거세, 말뚝에 꿰찌르기 같은 혹형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중에는 아예 사형제도 자체를 폐지했다는 주장도 있다. 그리스 문명기의 특징으로는 도서관과 병원, 신전, 목욕탕 시설, 폴리스의 발전(시스템화)이 있다. 특히 동아시아에서는 인간사회가 關係로 조직되는데 반해, 그리스는 인간사회를 시스템으로 조직되었다. 이들이 하나의 문화(헬레니즘)로 성장하였으나 초기 교역 도시의 특성 상 이익을 다투며 서로 반목하였고, 이러한 반목 상태를 극복해 화합과 통일 세계를 추구한 것이 로마 문명이다. 로마문명의 특징으로는 첫째, 그리스 세계를 정복하여 헬레니즘 문명을 부정하고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점, 둘째, 곳곳에 로마황제를 찬양하고 기리는 기념물을 건설한 점, 셋째, 공중목욕탕이 무료로 운영되었으며, 노예도 입장이 가능하고, 남녀 혼욕이었다는 점(로마문명의 포용성의 상징), 넷째, 교통로와 시장 장악 – 로마와 속주를 잇는 직선 街道를 건설하고, 화폐 경제 구현한 점, 다섯째, 후기로 갈수록 전쟁이 잦아듦에 따라 의료시설 쇠퇴하는 대신, 병원 입구에 화려한 신전을 짓는 경향이 생겼다는 점, 여섯째,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이행하면서 극장 구조에도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 무대가 점차 높아지고 후면에 황제의 석상이 배치되면서 극장이 소통의 장에서 경배의 장으로 변화하고, 관중석 하단의 높이가 높아졌는데, 이는 관중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통제를 위해서였다. (서의석 교수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