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문학

2022

생태문화연구회: 우리 역사와 문화 속의 나무 이야기 외

연도 2022
기간 2022.9.30.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02-21
조회
171
지난 9월 30일 금요일에 있었던 생태문화연구회 모임의 후기를 올립니다. 강혜순, 김요섭, 김원중, 박철희, 이영현, 이유경, 정나리, 황영심 선생님과 정연정 선생님이 이사장으로 계시는 생태지도자협회 회원 13분도 모임에 참석해 주셨습니다. 모임 1부에서는 박상진 (경북대학교 명예교수) 선생님께서 <우리 역사와 문화 속의 나무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해 주셨고, 2부에서는 민동기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선생님께서 <환경경제의 역할 및 기후변화 영향 분석-해수면 상승 영향 사례분석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해 주셨습니다.

 

<우리 역사와 문화 속의 나무 이야기>

 

박상진 선생님의 강연은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나무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시작으로 기록, 건축, 선박에 이용된 나무의 종류 및 특징에 대한 설명, 그리고 역사와 문화에서 발견되는 나무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나라 3대 나무로는 소나무, 참나무, 느티나무가 꼽히는데, 소나무는 한국인의 나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도 고루 분포하는 나무이며, 참나무는 목질은 좋으나 가공이 어려워 ‘잡목’으로 불리기도 하며, 마지막으로 느티나무는 무늬가 아름답고 단단하고 재질이 좋아 여러모로 가장 쓰임새가 좋은 나무입니다. 나무는 종류 및 특징도 다양하지만, 쓰임새도 다양합니다. 우리 실생활에서 나무가 쓰였던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가 아는 많은 것들이 나무로 인해 가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무는 건축재, 선박재로도 널리 사용되었지만, 종이의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팔만대장경이 가장 좋은 예입니다. 고려 고종 23년에서 38년 (1236년~1251년)에 제작된 팔만대장경은 쌓으면 백두산 높이, 길이로는 150리, 4톤 트럭으로는 70대 분량이라고 합니다. 이 엄청난 양의 팔만대장경에 사용된 나무도 다양하여, 산벚나무 (전체의 64%), 돌배나무 (15%), 거제수나무 (9%), 층층나무 (6%) 등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나무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었던 만큼 역사,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우리의 삶, 그리고 의식 속에 깊이 들어와 있습니다. 모란은 부귀영화와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나무이며, 버들은 사랑의 만남 (이몽룡과 성춘향의 광한루 버들)과 이별 (이별의 장소인 호숫가와 나룻터에 자라는 버들)을 상징하는 나무입니다. 특히 버들은 가지가 가늘어 연약한 여인을 상징하지만, 나무 자체는 매우 강한 생명력을 지니기 때문에 떠나는 님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마음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였고, 그래서 문학에 많이 등장합니다. 소나무와 대나무가 충신의 절개를 상징한다면, 반대로 등나무는 소인배 나무라고 불렸는데, 그 이유는 등나무는 다른 물건에 의지해서만 위로 뻗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임금님이 사랑하여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게 된 나무도 있는데요, 앵두나무는 세종대왕과 문종이 매우 사랑한 나무였다고 합니다. 특히 문종은 앵두를 매우 좋아하여 경복궁에 앵두나무를 직접 심기도 했으며, 그래서 경복궁은 앵두궁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선비가 사랑한 나무로는 매화가 있습니다. 매화나무는 꽃이 그렇게 아름답다고 볼 수도 없고 향도 특별히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중국의 영향으로 한국 학자들도 매화나무에 큰 가치를 부여하였고, 그리하여 사군자, 세한삼우 등의 선비의 꽃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특히 퇴계 이황은 매화를 매우 아껴 “저 매화에 물을 주라”라는 유언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박상진 선생님의 강연은 실용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측면에서 우리와 나무의 관계를 두루 생각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환경경제의 역할 및 기후변화 영향 분석-해수면 상승 영향 사례분석 중심으로>

 

민동기 선생님의 강연은 환경의 가치를 평가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또 무엇을 주요 관심사로 두고 이루어지는가를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경제학적으로 환경을 평가할 때, 경제적인 측면, 즉 수치적 측면과 현실적인 측면 등이 가장 중요하지만, 결국 자료를 가지고 분석을 하는 것은 사람이므로 언제나 평가는 주관적일수 밖에 없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실 이번 강연의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가 바로 이 주관성입니다. 선생님께서는 환경 가치 평가의 한계로 크게 두 가지를 지적해 주셨습니다. (1) 자연, 생태, 환경에 대한 가치는 주관적 가치 판단에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환경과 미래 세대가 생각하는 환경은 같을 수 없음). (2) 시장에서 명시적으로 거래되지 않는 가치 및 미래에 발생하는 가치를 추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전문가의 주관적 가치 기준에 영향을 받기 쉽다. 특히 선생님께서는 환경과 관련하여 경제학자와 정치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이 동일하기는 쉽지 않기에 최종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서 모든 사항을 포괄적으로 보고 판단을 내리는 최고 결정자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하셨습니다. 사람이 환경 평가의 한계를 최대한으로 줄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주체이기도 한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선생님께서는 경제학에서 내리는 환경 가치 평가는 상당히 인간중심적임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환경 가치 평가는 환경을 위해서 이루어진다기 보다는 환경을 이용하거나, 환경에 영향을 받을 인간을 위한 것입니다.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예전보다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환경보호만을 위해서 정책이 만들어 질 수는 없으며 인간의 이익은 여전히 가장 중점적인 고려사항이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민동기 선생님의 강연은 환경 보전과 관련된 여러 이슈들을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다룰 때 셈법에 들어가는 것은 무엇인지, 어떠한 방식으로 (무형의 또는 미래의) 환경 가치를 수적으로 도출해 내는지, 도출된 수치의 의미 및 한계는 무엇인지 등 일반인이라면 쉽게 접하기 힘든 내용을 두루 다룬 매우 흥미롭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을 내주신 박상진 선생님과 민동기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는 조윤정, 정나리 성균관대 박사과정생이 간사로 수고하시는 이영현 선생님을 도와 모임에 힘을 보탤 예정입니다. 오늘은 성균관대 김원중 교수님은 직접 내려 주신 향기로운 커피로, 군산대 김요섭 선생님은 커다란 깡통에 담겨 근사해 보일 뿐만 아니라 맛도 좋은 감자칩으로 다과를 더 풍성하게 해 주셨습니다. 성균관대 축제로 캠퍼스가 다소 복잡한 가운데에서도 참석해주신 모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모임은 2022년 11월 4일, 12월 9일에 있을 예정입니다. 다음 달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