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문학
2022
생태문화연구회: 뉴스페이스시대의 우주 외
연도
2022
기간
2022.12.9.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02-21
조회
146
- 지난 12월 9일 금요일에 있었던 생태문화연구회 모임의 후기를 올립니다. 김나연, 김원중, 김정희, 신두호, 신문수, 정나리, 정연정, 박상준, 박철희, 우찬제, 이영현, 이혜원, 정은귀, 황영심 선생님이 모임에 참석해 주셨습니다. 모임 1부에서는 박상준 (서울 SF아카이브 대표) 선생님께서 <뉴스페이스시대의 우주>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해 주셨고, 2부에서는 신두호 (강원대학교 교수) 선생님께서 <인류세 식탁>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해 주셨습니다.
- <뉴스페이스시대의 우주>
-‘뉴 스페이스’ 시대의 우주 관련 직업군은 상당히 다양합니다. 우주 공장 설계사 (우주는 무중력이기 때문에 적은 에너지만 들여서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주에 공장을 세우면 생산 단가가 획기적으로 내려가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우주 궤도 계산 및 항법 전문가, 우주 건축가/3D 프린팅, 우주보건환경 전문가, 우주통신 전문가 (우주 있는 사람과 지구에 있는 사람 사이 통신에는 필연적으로 딜레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지를 연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우주 쓰레기 수거인, 우주 서바이벌 전문가 등이 있습니다.
-박상준 선생님께서는 우주 개발 기술의 현주소뿐만 아니라 우주 개발의 윤리적 측면도 짚어 주셨습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팽창주의의 문제, 과학 탐사 및 개발을 이유로 벌어질 수 있는 우주 생태계 교란의 문제 (생태 윤리, 생명 윤리) 는 우리가 고민해야 할 중요한 문제 입니다. 예를 들어,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Europa) 와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 (Titan) 지하에는 상당히 깊은 바다가 있다고 하는데요, 정교한 탐사를 위해서 드릴링이 필요하다고 해도, 드릴링이 야기할 수 있는 우주 해저 생태계 교란의 문제를 우리는 반드시 고려해 봐야 하는 것이죠.
-박상준 선생님께서는 극단적 형태의 인간 중심주의, 팽창주의가 반영된 상상의 결정체로‘테라 포밍’ (terraforming) 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테라 포밍’은 지구가 아닌 곳을 지구인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화성을 예로 ‘테라 포밍’의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화성에서도 번식할 수 있는 이끼가 있습니다. 이 이끼 씨앗을 뿌립니다. 그럼 이끼 면적이 넓어지겠죠. 이끼 면적이 넓어지면 태양열을 흡수하는 정도가 커집니다. 그렇게 되면 화성의 온도가 올라갑니다. 한편 이끼는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산소를 내뱉습니다. 자연히 대기는 인간이 더 숨쉬기 좋은 환경이 됩니다. 이렇게 해서 화성에서 물이 고일 수 있는 환경이 되면 화성의 ‘테라 포밍,’ 즉 화성의 지구화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여기서 우리는 생명 윤리의 문제를 접하게 됩니다.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지만 화성에도 생명체가 있는데, 만일 인간이 가서 인위적으로 환경을 바꾸어서 화성 생명체가 멸종된다면, 이는 과연 옳은 일일까요? 테라 포밍은 아직 기술적으로 실현되기 힘든 상상에 가깝지만, 기술의 발전과 관계 없이 우리는 지구의 비극적 역사 (예를 들어 원주민 말살) 를 우주에서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언제나 반드시 지켜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박상준 선생님께서는 사유의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뉴 스페이스’ 시대에서는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는 사유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며, 이렇게 인간중심주의적 사유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우리와 다른 형태의 생명체를 상상할 뿐만 아니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박상준 선생님의 강연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는 우주를 조금 더 가깝게, 그리고 흥미로운 상상력을 동원하여 조망해 볼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 <인류세 식탁>
-인류세에 대한 반응은 크게 5단계로 나뉩니다. 우리는 인류세적 환경 문제를 1) 부정, 2) 분노, 3) 타협, 4) 우울, 5) 수용 합니다. 신두호 선생님께서는 현재 우리가 4, 5번째 단계에 와 있는 것 같다고 진단하십니다. 환경 문제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수용하게 되면서, 공동 운명체로서의 인류에 대한 자각 촉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의미 있는 현상이지만, 문제는 인식 변화 그리고 그로 인한 행동 변화가 너무나 어렵다는데 있습니다. 신두호 선생님께서는 ‘음식’을 통해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의식변화와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설명하십니다. 섭생을 통해 우리는 자연환경과 가장 원초적인 결합을 하며, 섭생을 통해 자연을 이해합니다 (제레미 리프킨). 또한 우리가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먹을 것인가에 따라 인간이 자연계를 이용하는 방식이 결정되고, 자연계의 운명도 결정됩니다 (마이클 폴란). 먹는 것을 통해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는 뜻이지요.
-인류세 시대에는 세가지 종류의 식단이 공존합니다. 제1의 식단은 인류세 초래 원인을 제공한 산업적 푸드 생산을 근간으로 한 식단입니다. 1) 육류 생산과 환경 부담 2) 공장식 가축 사육과 동물복지, 소비자의 건강, 3) 몬산토 감자와 GM 푸드, 4) 종자 독점과 푸드주권 상실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 2의 식단은 ‘지역 기반 유기농 푸드 공동체’ 입니다. 제 1의 식단에 대한 대안으로서, 환경에 유익하고 건강에 유익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1) 소규모 생산, 2) 비싼 가격과 소비 빈부격차 3) 자본주의 극복 한계 등의 단점이 있습니다. 제 3의 식단은 ‘지속가능 푸드웨이와 푸드 계몽주의’ 입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식단으로, 소통과 공유가 핵심입니다. 여기서 ‘푸드웨이’란 우리가 무엇을 소비하고, 어떻게 구하고, 누가 기르고, 식탁에서 누가 먹는가와 같은 질문을 포함한 섭생에 관한 모든 것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닌 소통의 형태를 의미합니다 (패트리샤 해리스). 한편 도시 농업 경험을 다룬 Farm City라는 제목의 책에서 노벨라 카펜터는 나눔의 가치를 강조합니다. 그녀는 도시 농업이란 거창한 일이 아니며, 조금만 가꾸면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도시 농업의 특징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것에 있습니다. 그녀는 농산물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자선기부도 합니다. 그녀의 가든은 커뮤니티 가든으로 탈바꿈하여 나눔을 실천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돈키호테』 속 산초가 음식을 통한 교제의 가치를 알아봤듯이 음식을 둘러싼 그 모든 행위는 우리를 공유, 소통, 하나로 어우러짐으로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두호 선생님의 강연은 어떤 거창한 계획이나 최첨단 기술이 아닌 음식을 통해 우리도 그리고 환경도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 오늘 귀한 시간을 내주신 박상준 선생님과 신두호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성균관대 김원중 교수님은 직접 내려 주신 향기로운 커피로, 정연정 맛있는 떡으로 다과를 더 풍성하게 해 주셨습니다. 참석해주신 모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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