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문학

2014

꽃의 제국은 영원하다 / 동물생명박탈의 생태비평적 조망

연도 2014
기간 2014. 2. 14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5-02-07
조회
3437

참석자: 강규한, 강서정, 강혜순, 고형진, 김길중, 김종철, 박한제, 신문수, 안보라, 이규인, 이영현, 이준선, 장성현, 한미야, 황영심

장소: 미국학연구소 세미나실

  강혜순 선생님은 30만종에 이르는 다양한 식물의 분류체계,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에 이르는 지구 식물군의 변화 양상, 식물 수명의 다양성, 꽃의 무성 번식과 유성 번식, 그리고 유성번식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매개자에 대해 설명하였다. 무성번식을 하는 대표적인 식물로 죽순, 감자, 서양민들레, 포플러 등은 번식력이 강하지만 감자를 예로 들어 19세기 아일랜드의 감자 대기근의 역사가 말해주듯 병충해에 매우 약하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유성 번식은 여러 매개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비생물적 매개자인 바람, 물, 열 등이나 생물적 매개자인 벌, 나방, 딱정벌레, 파리, 나비, 말벌, 동물 등에 의해 번식하는 방법이다.

  환경오염과 관련하여 주목할 것은 영국에서만 지난 20년간 꿀벌 종류의 80%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현화 식물의 85%, 과실수의 90%가 꿀벌의 매개로 번식한다고 하고, Earth Watch에 의하면 꿀벌은 대체 불가능한 생물 5종 가운데서도 으뜸이라고 하니 꿀벌 다양성의 이처럼 급격한 감소는 궁극적으로 모든 생명체에게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꿀벌에 대한 제대로 된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난초처럼 여러 가지 속임수로 곤충을 유인하여 꽃가루 수분을 하는 화초들에 대해 배웠다. 또한 각 국가에 분포하는 꽃의 색깔은 꽃의 번식에 관여하는 생태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꽃의 색은 흰색(32%)> 빨강(24%)> 노랑(21%)...의 순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지구 온난화는 우리의 밥상까지 바꾸어 한라봉의 경우 이제는 전라북도 완주에서까지 재배가 가능하며 사과 역시 강원도 평창에서도 기를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생물들로 이들은 서식지가 점점 축소되고 단편화되어 존속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지구 환경 오염은 생물 다양성을 훼손함으로써 모든 생명체의 존속을 위협하고 있음을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절감할 수 있었다.

  이어 강규한 선생님은 ‘동물 생명 박탈의 생태비평적 조망’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다. 동물 권리 운동의 기본 모토에 의하면 “인간이든 비인간이든 모든 동물은 동등하기 때문에” “인간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영위할 수 있는 동물의 권리”(1)는 존중되어야 한다. 따라서 동물은 스스로의 운명을 추구하도록 자연 상태 그대로 두어야 하며 인간의 간섭은 동물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환경과 조건을 개선의 정도를 벗어나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냥’은 생태비평적 관심의 주요 주제가 될 수 있다.

  ‘사냥’은 동물의 생명을 인위적으로 박탈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반생태적일 수 있으나 전체 먹이사슬의 균형과 생태계 복원의 측면에서 생각하면 ‘자연적’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 강 선생님의 논지이다. 원시시대의 사냥 문화나 인디언 사회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사냥은 개체에 대한 존중과 상치되지 않을 수 있으며 사냥 행위가 자연 순환 원리의 일부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이어 소로우의 『월든』, 포크너의 「곰」, 헤밍웨이의 「두 마음을 가진 커다란 강」과 『노인과 바다』, 브라우티건의 『미국의 송어낚시』, 그리고 화이트의 『샬롯의 거미줄』 등의 작품 분석을 통해 미국의 목가적 이상의 실패와 자본주의와 문명의 진행으로 인한 반 자연적 낚시와 사냥 행위에 수반되는 치명적 위험성이 작품을 통해 형상화 되고 있는 양상을 다각도로 고찰하였다.

  또한 선생님은 보이지 않는 병원균에 감염된 소고기 식용제품들이 놀랄 정도로 우리 생활에 침투하여 비스킷, 요구르트, 약, 아이스크림의 성분에도 이들이 포함되어 있음을 지적하면서 더 이상 휴머니스트적 의지에 의한 선택(채식주의와 같은)이 무기력해졌음을 지적하였다. 이처럼 자본주의 산업화에 의한 극단적인 영리행위는 동물과 인간의 건강한 삶을 공히 위협하는 기제가 되고 있음을 생각하게 하는 발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