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문학
생태문화연구회: "한국의 산림녹화" / "관악에서의 25년 회고담 및 레이크 디스트릭트 방문 소감"
1. 지난 3 월 8 일 금요일에 있었던 생태문화연구회 모임의 후기를 올립니다. 권영자, 김길중, 김여진, 김영미, 김요섭, 김원중, 김종철, 박찬구, 서의식, 송태현(이화여대 인문과학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신문수, 안보라, 우한용, 이경준, 이규인, 이덕화, 이영현, 황영심(이상 존칭 생략, 가나다 순) 회원 열여덟 분이 모임에 참석하셨습니다. 서울대 산림과학부 명예교수이시자 서울대 식물병원 임상의이신 이경준 교수님이 <한국의 산림녹화>를, 2019년 2월에 서울대 윤리교육과를 정년퇴직하는 박찬구 교수님이 <관악에서의 25년 회고담 및 레이크 디스트릭트 방문 소감>를 주제로 발제를 맡아주셨습니다.
2. <한국의 산림녹화>
이경준교수님은 한국이 제2차세계대전 이후 산림 녹화에 성공한 유일한 개발도상국 (UN FAO 1982년 보고서)이라는 말씀으로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조선시대부터 우리의 산림정책은 “봉산(封山)정책”이나 금송(禁松)정책을 통해 소나무만을 보호하는 정책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1910-45)에는 마을 주변의 산림이 이미 황폐하여, 사방(砂防) 공사와 연료림 조성을 시작했지만, 압록강, 두만강 주변의 원시림은 뗏목을 이용하여 만주 건설에 이용되고, 경기도 북부 산림은 경성(京城)에 사는 일본인 주택 건설에 쓰였으며, 경북 봉화 울진의 소나무림에서 자라는 “금강소나무”들은 일본 본토로 가져갔습니다. 해방과 6.25전쟁 등 혼란기를 지내면서 도벌이 성행한 가운데, 피난민 유입과 인구 증가로 인한 연료 수요가 급증하고, 전후 복구기간에는 목재 수요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교수님은 이승만 정부의 사업이 마음만 앞섰지 실패한 반면, 박정희 군사정부가 산림 녹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사업을 전개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특히 아까시나무를 연료림으로 조성하고, 산림법(1961.12.27), 사방사업법(1962.1.15)을 제정했습니다. 1962년에는 이태리 포플러 심기운동을 전개하고 국토녹화촉진을 위한 임시조치법(1963.2)을 한시적으로 실시하면서 아까시나무를 집중 식재했습니다. 이렇게 아까시나무를 집중적으로 심은 이유는 이 나무가 필요한 질소 비료를 스스로 만드는 성질이 있고, 토양을 개량하며, 왕성한 뿌리로 황폐지의 토사유출을 막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외의 장점으로는 1970년대 농촌 연료 문제를 해결하고, 토끼나 염소 먹이로 쓰이고, 꿀 생산, 향료 생산에 쓰였으며, 방부처리 없이도 썩지 않기 때문에 내구성이 우수한 목재로 널리 쓰였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이 아까시나무를 싫어하는 이유로는 조상 묘소에 자꾸 나타난다거나, 논두렁 밭두렁에 나타나 농사를 방해하고, 가지가 왕성해서, 또는 개인적인 혐오감 때문에, 신문이나 텔레비전의 편향된 보도, 그리고 일본이 한국의 산을 망치기 위해 심었다는 생각 등을 드셨습니다. 산림청 신설이나 국립공원지정, 농어민 소득증대 특별사업 실시, 그린벨트제도 도입, 치산녹화 10개년 계획, 수종 개발 등을 통하여 한국 산림녹화를 성공적으로 만들어왔다고 말씁하셨습니다.
3. <관악에서의 25년 회고담 및 레이크 디스트릭트 방문 소감>
오늘은 2019년 2월 박찬구선생님의 정년을 축하하기 위하여 많은 선생님들이 참석해주셨습니다. 독일 유학 초기에 언어장벽 등 어려움에 봉착하신 선생님께서는 이가 부서지고 머리가 빠질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결국 잘 극복하셔서 비교적 단시간에 학위를 받으신 경험, 신문수교수님께서 조언해 주신 레이크 디스트릭트로 기차여행을 간 추억 등 박 선생님께서는 기억에 남는 감동 어린 추억들을 들려주셨습니다. “위스키의 밤”을 추억하시면서, 지역마다 강수량, 햇볕 등 발효 환경이 달라서, 위스키가 지역마다 다른 맛이 난다고 하셨습니다. 1970년 초, 모두가 가난하고 대학을 졸업하면 일자리 걱정이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철학과에 입학하자 주변에서 만류가 있었지만, 선생님은 의지를 굽히시지 않으셨습니다. 오늘날에도 철학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박찬구 선생님께서는 철학적 사고가 우리를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작은 범주에 매몰되지 않게 해주고 시너지효과를 내게 해준다는 점에서, 철학적 사고의 가치, 철학적 훈련의 필요성이 오늘날 더 요구된다고 하셨습니다. 학부 수업시간에 자기 성찰을 위해, 촌평을 쓰게 하시는데, 학생들이 글 속에서 자신들의 마음을 이야기하곤 한다고 하셨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로, 생의 마지막 순간에 연락한 학생 이야기, 뛰어내리려는 학생을 달래서 껴안고 우셨다는 말씀은 모든 선생님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요즈음 기초소양으로 철학을 공부하고, 자기 전공을 설계하고 다른 전공과 융합해서 자신의 전공명도 스스로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향이 전공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4. 오늘 귀한 강연해 주신 이경준 선생님과 박찬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안식년을 마치고 돌아오신 김원중 선생님께서는 신선한 원두커피, 이규인 선생님께서는 맛있는 빵으로 유명한 쟝블랑제리에서 밤만주 한 세트, 김요섭 선생님께서는 감나무집 정식으로 훈훈하고 사랑이 가득한 모임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참석해주신 모든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다음 모임은 2019년 4월 5일 예정입니다. 미세먼지에 유의하시고 다음 모임 (4월 5일 금요일)에서 뵙겠습니다.
5. 금년 봄 생태문화연구회 탐방을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토지학회와 공동으로 하동 평사리문학관과 그 일원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토지학회 측에서 참가자 명단을 3월 24일까지 제출해주길 원하기에 공지해드리니 아래 사항을 참고하셔서 참가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저에게 3월 22일까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일시: 2019년 5월18(토)~19일(일): 18일은 학술행사, 19일 하동 주변 탐방
장소: 하동 평사리 문학관 및 주변 지역
참가비: 3만원 (서울출발 전세버스, 숙박 및 식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