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문학

2019

생태문화연구회: "정원문화 이야기" / "장 지오노의 생태문학: 모든 생명을 아우르는 생명문학"

연도 2019
기간 2019.9.20
작성자
amstin
작성일
2019-10-11
조회
3240
< 정원문화 이야기 >-김인호선생님

우리 사회가 직면한 어려움(지구온난화, 미세먼지, 12년째 OECD 자살률 1위)이 적지 않다는 말씀으로 발제를 시작하셨습니다. 인구는 증가할(2010년 약 70억 명에서 2100년 약 101억명으로) 것으로 예상되는데, 2035년 세계 노인 인구 10명 중 3명이 동북아 3국에 거주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어 동북아 3개국의 고령화현상이 두드러집니다. 약 1만년 전 인류는 경작을 시작했으며, 정원과 텃밭가꾸기는 역사적 산물이자 본능입니다. 고대 이집트, 중세유럽 수도원 약초원까지 그 역사가 올라갑니다. 정원가꾸기는 생산적 효과뿐 아니라, 경제적, 신체적, 교육적, 심리적, 사회적, 환경적 효과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독일 분구원(Kleingarten, Schreber Garten)을 본받을 만한 정원으로 소개하셨습니다. 흙 속에 사는 Mycobacterium Vaccae는 모종삽으로 땅을 파거나 텃밭 활동을 할 때 우리 호흡기로 들어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라토닌을 촉진함으로써 항우울증 역할을 합니다. 텃밭활동의 신체적 효과뿐 아니라 심리적 효과는 이미 증명된 바 있습니다. 정원가꾸기는 마법의 약(Wonder drug)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습니다. 2017년 Nobel Prize 수상자 Jeffrey Hall, Michael Rosbash, Michael Young의 태양 주기에 따른 생테시계와 몸의 변화 연구결과에 따르면 낮 시간 텃밭가꾸기 활동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쳐 수면의 질을 높이고 건강을 향상시킵니다. 그 외에 알레르기, 천식, 암, 치매 등을 늦추거나 예방하고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입니다. 이를 사회적으로 발전시킨 공동체 텃밭가꾸기(community gardening)는 탄소발자국 저감효과, 경제적 이득, 식량생산, 건강향상, 범죄예방 도시 생태계 향상, 교육적 효과 등등 삶의 전 영역에 긍정적 효과를 미칩니다. 고령화시대에 우리사회도 정원문화와 정원산업이라는 형식으로 도입 적용해 볼 만합니다. 여기서 정원문화란 정원을 통한 삶의 욕구충족을 위하여 자발적이거나 일상적으로 참여하는 유무형의 생활문화를 뜻하며, 하위장르로는 정원예술, 정원기술, 정원교류, 정원감상 등이 있습니다. 이 정원문화를 산업화한 예로는 영국왕실축제, 첼시 플라워쇼, 독일 정원축제처럼 등이 있는데 이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릴 수도 있고, 정원을 만들어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정원과 정원가꾸기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고, 지역산업의 활성화와 다양성을 높이는 컨텐츠를 개발하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고려를 더하고, 일상에서 평생까지 녹색문화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일자리 사업, 도시재생사업, 청소년문제 해결, 지역활성화, 건강과 치유, 노인의 여가문화 등 정원문화의 외연 확대는 고령화시대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고 하셨습니다.

< 장 지오노의 생태문학: 모든 생명을 아우르는 생명문학 >-송태현 선생님

송태현 선생님은 장지오노(Jean Giono, 1895~1970)의 삶을 간략이 소개하시고 그의 소설 에 나타난 인간과 자연의 관계, 생태학적 책임윤리를 중심으로 발제하셨습니다. 특히 첫 소설 <<언덕 Colline >>(1929) 과 1953년에 발표한 동화 <<나무를 심은 사람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등 그의 소설은 대부분 자연에서 체험했던 행복, 지상의 낙원과도 같은 삶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지오노는 대지, 나무, 숲, 산 그리고 동물을 다스리는 신이 있으며, 인간들이 자연을 심하게 훼손하면 신들이 복수할 수 있다는 물신론적 사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자연과 동물 등을 인격화하여 인간과 같은 동등한 자격에서 바라봅니다. 범신론적 우주관도 엿보입니다. 지오노는 종교가 없었지만 아버지 장 앙투안느가 성서를 읽어주던 어릴 때부터 종교에 나타난 시적인 이미지에 매료되었습니다. 그의 소설에서 등장인물은 동물을 살해한 후 ‘내 삶이 많은 생명체에 고통을 준 게 아닌지’ 돌아봅니다. 모든 생명체가 인간의 지배하에 있다는 인간중심주의를 반성하고, “인간은 이 땅의 소작인에 불과하며 이 땅의 주인은 따로 존재한다”는 깨달음을 얻어 만물과 교감하고 나무를 위로하며 동물을 어루만져줍니다.

<<나무를 심은 사람>>은 1913년 혼자서 프로방스지방을 지나 알프스로 향하는 한 젊은이의 여행으로 시작합니다. 목이 마른 주인공은 우물가를 찾아보지만 주변은 야생 라벤더만 가득하고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량한 계곡입니다. 우연히 만난 중년 양치기 (엘제아르 부피에 Elzéard Bouffier)의 안내를 받아 개울에서 물을 마시고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는 나무를 한 그루씩 일일이 손으로 심어가며 숲을 가꾸어 황량한 풍경을 되살렸습니다. 제 1차 세계대전 참전 후 그곳을 다시 찾은 주인공은 새로운 개울이 흐르고, 온갖 종류의 어린 묘목들이 계곡에 뿌리내린 풍경에 깜짝 놀랍니다. 다시 살아난 계곡의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에 기운을 되찾은 주인공은 그때부터 매년 부피에의 집으로 찾아갑니다. 전쟁 후 당국은 해당 지역을 환경 보존구역으로 지정하고, 만 명이 넘는 사람들도 이곳으로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가 부피에의 헌신 때문이란 것을 몰랐던 당국은 숲이 급속하게 불어난 것을 단순히 특이한 자연 현상으로만 해석하였고, 새롭게 이사온 사람들도 부피에 덕에 지금의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주인공은 공무원으로 일하는 친구에게 숲의 비밀을 알려주고, 친구도 숲을 지키는데 힘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