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문학

2019

생태문화연구회: "늑대가 온다" / "광활한 대지에서 피어나는 베트남 여성의 내적 아름다움, 모성애"

연도 2019
기간 2019. 10. 18
작성자
미국학연구소
작성일
2020-02-05
조회
5076

지난  10월18 일 금요일에 있었던 한국생태문화연구회 모임의 후기를 올립니다.  권영자, 김여진, 김영미, 김요섭, 김원중, 박찬구, 신문수, 이규인, 이영현, 이유경, 최현명, 황영심 (이상 존칭 생략, 가나다 순) 회원  열두 분이  모임에 참석하셨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포유류 전문가 최현명 선생님이 <늑대가 온다>를, 군산대 김요섭 선생님이 <광활한 대지에서 피어나는 베트남 여성의 내적 아름다움, 모성애>을 주제로 발제를 맡아주셨습니다.


1. <늑대가 온다>- 최현명 선생님


늑대를 사랑한 남자의 야생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국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늑대 최고 전문가 최현명 선생님이 2002년 임완호 자연  다큐멘터리 피디와 함께 45일간 중국 네이멍구에서 행한 늑대 탐사를 일기 형식에 담아 올해 6월에 출판하신 책입니다. 늑대와 연을 맺은 건 1999년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에서 운영하는 동물구조센터 이사를 맡아 중국에서 들여온 늑대 여섯 마리를 돌본 일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가 호랑이는 물론, 늑대, 여우도 없는 나라임을 개탄하시며, 여우는 다 솎아내도 복원이 빠른 종인데, 여우가 한반도에서 멸종한 원인을 중심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다음은 강연의 요약입니다.


유럽은 우리와 달리 봉건 영주의 사냥터가 현재 보호구역이 되었습니다농노들의 출입을 막으면서 사냥지기가 터를 관리하다 보니 보호가 잘 되었습니다이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 산림은 모두의 것이었습니다잡는 사람이 임자였습니다여우가 멸종한 원인을 교과서에서는 쥐약 탓이라고 하지만사실이 아닙니다쥐약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도 아니었고쥐약새마을 운동 당시에는 날을 잡아 쥐 잡음은 집 주변에 놓기 마련이었습니다그 결과 인간 주변에서 살아가는 개가 쥐약을 먹은 쥐를 먹고 죽기도 했으며년대에는 그렇게 죽은 개를 먹었다고 합니다조선 이후 개고기는 전통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유교문화에서 돌아다니는 개의 일상짝찟기인간의 대변을 먹는 개먹이 다툼 등을 늘 접하는 사람들은 개차반개고생외에도 개가 들어간 욕 등 개를 바라보는 시선이 요즘의 반려견을 대하는 태도와는 사뭇 달랐고개를 잡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게 되었습니다그 외에 쥐약 먹은 쥐를 잡아 먹을 만한 동물로 고양이족제비너구리삵오소리수리부엉이말똥가리 등이 있는데 이들을 다 피하고 여우한테 먹혔다는 건 이해하기 힘듭니다제 원인은 여우의 떨모피입니다식민지 시절 여우를 표적사냥했습니다여우 암컷 생식기를 말려서 남편 베개 밑에 두면 바람을 안 피운다는 미신도 한 몫을 했습니다사람들은 사향이나 사람 간 등 구하기 힘든 걸 만병통치 특효약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청계천 거지를 죽여 간을 빼내고는 여우 탓이라고 덮어씌우곤 했습니다당시 문둥병 치유를 위해서양에서도 끔찍한 사건이 나면 인간이 저지른 일을 동물 탓으로 돌리곤 했습니다사실 여우는 사람을 두려워하지해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오늘날 내몽골은 늑대 종자 저수지 역할을 합니다그러나 젊은이는 모두 울란바토르로 몰려가고 시골에는 늑대를 잡기엔 역부족인 여성과 노인뿐입니다덫이나 올무도 예전보다 많이 줄었습니다멧돼지나 고라니청설모에게 묻는다면 지금이 더 살기 좋다고 할 겁니다.


 


2. <광활한 대지에서 피어나는 베트남 여성의 내적 아름다움, 모성애>-김요섭 선생님


베트남 문학작품으로까지 학문의 영역을 확대하신 김요섭 선생님은 우리 연구회에 베트남 사람들의 삶과 작가작품을 소개해주셨습니다작가인 응웬 옥뜨는 베트남 남부 까마우 성,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청소년기를 집안일과 농사, 채소 장사 등을 하며 보냈고, 학업은 10학년까지 마쳤습니다. 1996년부터 창작을 시작해, 2000년에 단편 소설 『꺼지지 않는 등불』로 호치민 시 작가협회가 주최한 '제2회 스무 살 문학 창작대회'에서 1등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했습니다. 출간한 작품마다 문단과 독자들에게 폭발적인 반향과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2005년 발간한 소설집 『끝없는 벌판』은 이틀 만에 초판 5천 권이 매진되면서 베트남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습니다. 국립베트남영화사에서는 『끝없는 벌판』을 영화로 제작할 예정입니다. 전쟁과 식민지배로 점철된 베트남 역사에서 전쟁이 없던 시기가 채 40 여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강연에서 선생님은 전쟁을 경험한 40대 후반에서 70대 여성들, 전쟁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도이머이 이전에 태어난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까지의 여성들, 그리고 도이머이 이후에 태어난 20대부터 30대 초반 여성들, 이렇게 세 그룹의 여성들이 모성애 혹은 어머니됨이라는 면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요약하자면  『끝없는 벌판』에서 작가가 재현한 도이머이를 경험한 주인공 소녀와 전쟁을 경험한 그녀의 어머니는 어머니됨이라는 가치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상세한 부분은 당일 배부한 인쇄물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추가적으로 전쟁과 식민지배로 급변하는 물결 속에서 살아온 베트남 사람들의 역사를 세 시기 [❶ 베트남 전쟁 전과 ❷ 전환기, 그리고 ➌ 도이머이(베트남어: Đổi mới/ ??, 쇄신이라는 뜻) 이후의 상업화]로 분류하여, 세 시기에 각각 가정 해체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었는지를 중심으로 이 작품을 분석해도 좋겠다는 고견을 주신 선생님도 계셨습니다. 주인공의 어머니는 비단옷을 준다는 남자를 따라 집을 나가 가정이 해체되었습니다. 혼란스러운 전환기엔 아버지의 폭력이 가정 해체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작가 세대엔 아이를 낳으면 소설의 주인공처럼 강간을 당해 임신한 아이라 하더라도 나아서 키우겠다는 자각을 합니다. 새로운 가정관이라 하겠습니다. 이처럼 사회적 맥락에 따라 서로 다른 원인으로 가정이 해체되어가는 베트남 사회의 모습을 어머니의 역할과 관련하여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귀한 강연해 주신 최현명 선생님과 김요섭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김원중 선생님께서는 신선한 원두커피로 우리 모임에 커피 향이 넘치게 해주셨습니다. 참석해주신 모든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다음 모임은  2019년  11월 15일 금요일 예정입니다. 다음 달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