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문학
생태문화연구회: <행성 지구에서 최고의 별 탐험을 하다 >/<눈먼 도서관장 : 보르헤스적 ‘도서관 현상 ’>
지난 12월13 일 금요일에 있었던 한국생태문화연구회 모임의 후기를 올립니다. 강서정, 권영자, 김여진, 김원중, 김지현, 박찬구, 송태현, 신문수, 신준환, 이규인, 이덕화, 이영현(이상 존칭 생략, 가나다 순) 회원 열 두 분이 모임에 참석하셨습니다. 우주과학저술가이자 우주과학 커뮤니케이터 김지현 선생님이 <행성 지구에 서 최고의 별 탐험을 하다 >를, 서울대 신문수 선생님이 <눈먼 도서관장 : 보르헤스적 ‘도서관 현상 ’>을 주제로 발제를 맡아주셨습니다.
- 김지현 선생님의 <행성 지구에 서 최고의 별 탐험을 하다 >
김지현 선생님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별자리에서 시작하여지구가 포함된 우리은하억개 별 포함저 너머의 광대한 우주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우주의 거대 구조는 초超은하단과 보이드로 나뉜다고 합니다거대한 우주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선생님은 갑자기 우리 몸을 이루는 를 이루는 가지 기본 원자인 탄소질소산소인수소그리고 탄소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탄소라는 원자가 극장만 한 크기라고 할 때그 외벽에 개 전자가 있고내부에 원자핵이 있는데그 크기는 먼지와 같다고 합니다그리고 그 먼지 한 알갱이 크기의 원자는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되며이런 미립자는 쿼크로 이루어집니다참고쿼크를 이룬 구성성분을 밝히는 일은 이제 미래 과학자의 몫이 되었습니다쿼크는가지 종류가 있으며 물리학자들은 이들을등개의 쌍으로 분류합니다쿼크는 특이하게 분수전하를 갖고 있습니다. 쿼크는 또한 색소 전하라는 또 다른 종류의 전하도 갖고 있습니다. 가장 발견하기 어려웠던 쿼크인 top 쿼크는 이론적으로 예측된 지 20년만인 1995년에 발견되었습니다. 양성자는 전하가 인 up 쿼크 2개와 전하가 인 1개의 down 쿼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또한 중성자는 2개의 down 쿼크와 1개의 up 쿼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선생님은 우리를 시카고 페르미연구소에 있는 미립자 가속기로 이끄셨는데, 우주 탄생 직후의 환경 조건을 그대로 재현한 곳이라고 합니다. 가속기 안에서는 양성자들이 빛의 속도로 날아다니며 정면 충돌하고, 부서진 양성자 입자들의 궤적을 연구하는 일은 대폭발 이후 우주의 초기 모습을 재현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우주가 시작될 무렵인 138억년전 모든 것, 은하계 별까지 크나큰 물질들이 구슬보다 작은 물질로 응축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짧은 순간에 우주가 급격히 팽창하는 과정인 “대팽창”(inflation)이 멈춘 후, 서서히 팽창해왔으며, 지금도 팽창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Inflation이 있던 당시 온도는 무려 도(degree)이었습니다. 계속 팽창하며 온도는 서서히 내려갑니다. 이 당시 quark의 움직임도 느려지다가 세 quark가 결합하여 양성자나 중성자가 됩니다. 이들 양성자와 중성자의 충돌이 우주에서 일상처럼 일어나는 일이었습니다. (입자가속기 실험에서 밝혀짐) 즉 입자가속기는 미립자 연구뿐만 아니라 충돌 과정을 통해, 초기 우주 환경 연구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한편 우주가 계속 팽창하면서 미립자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가운데, 빅뱅 이후 38만년 경(138억년이라는 우주 역사에서는 초기) 양성자 하나와 전자 하나가 만나 수소(H)가 만들어지고 수소와 수소가 만나 별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수소가 많은 공간에서는 별이 많이 만들어져 은하, 은하단, 초은하단을 형성했으며, 수소가 드문 공간은 보이드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은하는 작은 왜소은하들이 서로 충돌하며 규모가 큰 은하가 되어갑니다. 별은 수소(별의 주재료)가 헬륨(He)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빛을 발한다고 합니다. 처음에 수소 하나로 구성되었던 별이 성장하면서, 철, 마그네슘, 규소, 탄소, 질소, 산소, 헬륨 등 여러 원소들이 층층이 쌓이게 됩니다(핵융합과정). 즉 주기율표에 나오는 모든 원소는 별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철 이후는 초신성폭발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숨쉬는 데 꼭 필요한 산소도 별에서 왔습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 60조 개를 구성하는 탄소도 별에서 왔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몸은 별에서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강연을 들으며, 우리의 기원을 찾아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 신문수 선생님의 <눈먼 도서관장: 보르헤스적 ‘도서관 현상 ’>
선생님은 이번 발제에서 보르헤스가 생각하는 도서관의 본질기능사회적 역할이 무엇인지그것이 보르헤스 특유의 문학 세계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말씀하셨습니다선생님은 먼저 보르헤스 작품은 수많은 인용과 암유와 열거의 만화경이라고 하셨습니다박학다식을 자랑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 백과사전적 지식의 향연이 그의 문학적 특징이기는 하지만그것이 보르헤스적문학의 본질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하셨습니다보르헤스적 독창성은 이런 다양한 세목들을 절묘하게 연결시키는 특이한 비전과 정교한 구성무엇보다 예리하고 절제된 언어함축적이면서도 간결한 문제의 힘에서 찾아야할 것이다어쨌든 그의 상상력은 일차적으로 인간과 인간의 관계나 인간의 복잡한 내면 심리 쪽 보다는 관념과 지식의 세계에 대한 탐문에 기울어 있다고 하셨습니다플로베르의 『성 안투안의 유혹』에서 푸코는 박학한 지식에 입각한 구체적이고 생생한 환상의 묘사를 시대에 앞선 새로운 공간도서관과 환상이성과 광기지식과 꿈이 뒤섞인 새롭게 출현한 혼재적 공간에서 근대문학의 태동을 읽어냈다고 하시면서푸코가 말하듯 플로베르가 수립한 글쓰기 전통이 말라르메조이스카프카파운드보르헤스로 이어지는데교수님께서는 세르반테스를 맨 앞자리에 추가하여 이 근대적 글쓰기의 계보가 더욱 구체적인 문학사의 흐름을 형성한다고 하셨습니다이러한 글쓰기 전통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도서관의 위상 변화가 필수적인데도서관은 아카이브 기능보다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창출하는 연구 기관으로서의 역할에 더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고 합니다이처럼 일상의 삶과 동떨어진 지식 보관소가 아니라 우리 일상의 삶 한가운데에 위치한 도서관즉 푸코가 말한 도서관현상 같은 역사적 변화와 그에 수반된 긴장과 갈등이 보르헤스의 시각에 반영되어 있다고 하셨습니다도서관에 대한 보르헤스의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이 『픽션들』에 수록된 「바벨의 도서관」인데죽음을 앞둔 노쇠한 사서주인공의 도서관에 대한 시각은 첫 문장에는 도서관이 곧 우주라는 생각으로 요약됩니다이러한 생각의 근저에는 지식과 실재말과 사물혹은 기표와 기의가 일치한다는 또 다른 통념이 자리한다고 하셨습니다이 사서는 한 권의 책을 찾아 떠났던 순례여행을 기억해내는데한마디로 사서는 책을 통한 의미 발견이나 진리 탐구는 부질없는 일이고삶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그렇다면 보르헤스 자신이 맡은 거대한 도서관장직을 어떻게 정당화할지 의문이 드는 데보르헤스는 『전집 』에서 그 어떤 지적 활동도 종국에 가서는 쓸모 없게 되기 마련이다하나의 철학적 원리는 시초에 세계에 대해 그럴듯한 묘사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것은 철학사 속에서 단순히 한 장章만일 한 단락이나 명사로 되어버리지 않는다면으로 남게 된다고 말합니다즉 쓰고 읽는 모든 행위는 모두 역사적 지평에 구속된다고 하셨습니다보르헤스에게 도서관은 바로 세계이자 자신의 집입니다보르헤스는 기억들을 질료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로서의 소명을 새삼 느낀다기억의 창고로서 지나간 삶의 구체상을 현시하면서 오늘의 삶을 생성하는 질료로 거듭나는 책들의 거소인 도서관그 상호텍스트성의 무대야말로 그런 소명의 실현을 위한 최적의 장소라는 말씀에 눈먼 보르헤스에게 도서관장직이란 무엇인지 잘 요약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귀한 강연해 주신 김지현 선생님과 신문수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김원중 선생님께서는 신선한 원두커피로 우리 모임에 커피 향이 넘치게 해주셨고, 이규인 선생님께서는 감나무집 정식으로 훈훈하고 사랑이 가득한 모임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권영자 선생님께서는 나무 열매로 직접 제작한 소품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참석해주신 모든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다음 모임은 2020년 2월 14일 금요일 예정입니다. 새해에 기원하시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시길 바랍니다. 다음 모임에서 뵙겠습니다.